여기만큼 굼뜬 시간이 또 있을까. 천천히 흘러- 라기보단 비온뒤 작은 물웅덩이처럼 고여있어서 발끝으로 질척일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쿡쿡 우산끝으로 찍어낸 자리마다 물이 고여있는 것처럼 지나온 시간마저 그 흔적이 남아있을 것만 같은. 삶이란 그런 흔적도 있어야지 않겠나. 뒤돌아보면, 쌩-하니 매연과 뒤엉킨 황사바람마냥 남긴건 잔뜩 찌푸린 면면 뿐인 지난 하루가 이젠 한숨을 넘어 슬프다. 떠올리면 울음이 차오를 만큼이나. 유리창엔 비얼룩이 잔뜩 졌는데도 올 봄은 너무 메마르다. 건조해서 숨이 콱 조일만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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