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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빈'감성쇼크

너도 내가 그저그런 영화처럼 보이니? : 영화 아저씨

by 엘빈 2010. 8. 4.



음, 뭐라고 해야 하나...

평소 이 배우의 연기에 대한 별다른 기대감이나, 판타지가 그닥 없는 나로썬;;
그저 볼만한 영화가 없나 하는 생각에, 내 휴가의 마침표 같은 기분으로 찾은 영화였다.
- 예매를 하면서 처음 18금 영화라는 사실을 알았고, '원빈의 감성액션'이란 오그라드는 서브카피에 순간 멈칫했으나
  인셉션과 이끼의 쓰나미가 지나간 이후라 대체로 별 생각이 없었다는 게 사실이다. 흐음...
  아무튼 영화에 한해선 선택의 실패에 크게 낙담하지 않고 너그러운 타입이랄까.

그런데...



... 뭐지 이건?

이거 정말 마침표 제대로 찍은 거다.

그러니까 여지껏 내게 원빈이란 배우는,
내재된 모성을 자극하는 소년과 어딘지 불안정하고 알수없는 청춘의 어디쯤-또는 순수와 치기의 한 중간- 의 이미지만 보여주던,
게다가 여전히 그 비현실적인 비주얼이 배우란 이름 보다 앞서는 그런 이미지 아니었나.

작품 안에서의 변화는 보이지만 여전히 그 이상은 '모르겠다'인 그런.

솔직한 말로 그게 개인적인 선입견이든 고착된 이미지든 간에
내겐 여전히 누군가의 착한동생이거나 철없는 막내거나, 엄마의 치마폭에 싸인 어수룩한 아들이거나, 하는
이제껏 보여줬던 캐릭터를 관통하는 통일된 하나의 이미지가 식상했단 말이다. 이 배우에게.

그런데, 다르다 이건.
 
내가 모르던(나만 모르던 거냐?)
원빈의 다른 얼굴인 거다.


스틸컷은 너무 화보같아서 불만- 움직이는 영상속에서도 물론 화보같은 순간들이 남발되지만
순간마다 흔들리는 눈동자의 클로즈업이라든지, 감정과 함께 움직이는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이
그를 원빈이 아닌 '옆집 아저씨'로 느끼게 한다.




영화는 군더더기가 없고, 극의 짜임이 엉성하지 않고 개연성이 있으며,
배우들의 호연(박수!)은 큰 틀 안에서 촘촘하고 밀도있게 펼쳐지고.
마약이란 소재는 언뜻 진부한 시작인듯 했으나 아동장기밀매와 함께 그 디테일한 전개에 더불어 
잔혹하면서도 생생한 현실감을 그려준다.

이런 모든 것들이
자칫 화보의 한컷으로 극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장면들을 살짝 눌러주는 것도 영화의 기특한 요소들.


근데 정말 이 순간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배우의 화보적 비주얼에 '아, 원빈이구나-' 해버린..



오늘 내가 본 이 배우의 다른 얼굴은...

그게 쉽게 보여주지 않던 하드보일드한 액션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이라거나,
이전과 달리 눈에 힘 빡-주고, 멋진 척, 고독한 척, 쎈 척, 뭔가 있는 척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해서, 
아이- 새로워! - 란 건 아니거든.
배우가 보여주는 다른 얼굴이란게, 그렇게 캐릭터 바꿨다고 표피적으로 쉽게 드러날 수 있다면야 뭐. 변신이 대수겠는가.



기대작 '마더'에서조차 김혜자의 뒤틀리고 광기어린 모성과 진구의 극단적인 패륜적 이중성에 가려
상대적으로 이슈만큼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그의 바보 연기보다 
오히려 배우 원빈에 대한 깊은 여운과 잔상을 새겨준, 영화 '아저씨'


오늘 '아저씨'란 단어의 영화적 범주를 새롭게 하다.


너도 내가 그저그런 영화로 보이니?


아, 정말 '원빈의 감성액선'이란 카피는 좀 제발...!!!







mad soul child _ dear/아저씨 ost

영화를 영화 이상으로 각인시키는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