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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 the HOLE/JAPAN

2009' in Tokyo : 4,Sep/ 츠키지시죠 스시다이 →

by 엘빈 2009. 9. 15.
전날 하루종일 도쿄 도심을 걷기도 했고,
피로를 빨리 풀어야 한다며 호텔에 비치된 입욕제에 바디샵 아로마오일까지 동원해서 녹진녹진- 몸을 풀었는데
이거이거 엘리스나 미자씨나 너무 몸이 풀린거다.-_-;;

우린 다들 새벽부터 부지런히 출발한다는 츠키지시죠를 가기로한 당일-
느긋하게 호텔침대에서 빈둥거리다 호텔조식까지 즐겁게 만끽하고 나서야 여유로이 길을 떠났다.

- 츠키지시죠는 새벽어시장이라 말 그대로 너무나 당연하게 '새벽'에 오픈하여
오후 한두시 쯤에는 거의 문을 닫는단다.(뭐, 알고 있었다구. 그럼 이 배짱은 뭐게~? ^^;)
따라서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이른 아침 또는 새벽에 이곳을 방문해서 관광과 아침을 해결한다고...


하지만 남다른 엘리스와 미자씨는. 호텔조식도 포기할 순 없었다.-_- 끙! (오늘 아침은 '따블'로 해결한다!)
그렇게 오전 9시가 훌쩍 넘어서야 호텔을 출발! 오오에도센을 타고 츠키지시죠로 고고!


2009년 9월 4일 금요일, 오전 9:42:04 in 스시다이 (츠키지시죠)

나름 장관이라는 어시장경매는 어차피 물건너 갔으니, 두번째 아침을 위해 도착한 곳은 바로
스시다이
다이와스시와 스시다이는 쌍벽을 이루는 츠키지시죠의 명물 스시집.(모든 가이드북이 망설임없이 지목하는!)
골목에 딱 들어서면 뭐 물어볼 필요도 없이 두 점포만 바글바글하다.
기본 2-3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익히 들었기에 제법 긴 줄에도 우린 열린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릴 수 있었다.

참고로, 요즘엔 다이와스시 보다 스시다이가 좀더 낫다는 분위기.
다이와스시는 안가봤으니 개인적으론 비교불가지만, 어쨌든 이때도 스시다이가 좀더 복작복작.


2009년 9월 4일 금요일, 오전 9:47:18

미자씨 앞으로 줄이 있는게 보이지? 우리가 거의 마지막 줄.
하지만 곧 우리 뒤로도 계속 대기자가 늘어난다는 사실.
엘리스와 미자씨는 대략 1시간 30분쯤 기다린 후에야 입성할 수 있었다.

그래도 영어가 되는 싹싹한 남자직원이 기다리는 손님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주문도 미리 받고,  농담도 주고받고, 부탁하면 음료도 갖다주는 등 친절해서 그 시간이 나름 유쾌했다는 거.

(사진상 경계가 좀 불분명한데,초록색 천막까지가 스시다이고
두세 집을 건너 저쪽의 무리가 바로 다이와스시다.  나머지 가게들은 정말 전멸-_-)


스시다이에는 외국인관광객이 대략 60%, 일본인은 40% 정도로 생각보다 일본인이 많았는데
가만 보아하니 일본인들도 관광으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기다리는 동안 촘 웃지못한 에피소드가...



사진에선 안보이지만 우리 뒷줄에서 서성이던 한 일본아줌마가 갑자기 엘리스에게 뭐라뭐라 묻는거다.
사진찍느라 정신이 팔려 잠시 멍 때리던 엘리스, 나름 친절하게 웃으며 "미안요. 일본어를 못해요-"
아랑곳 않고 계속 뭐라뭐라. 힝- 우짜라구. 몬알아듣는다구요.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좀 젊은 일본여자분이 불쑥- (영어로) 여기에만 왜이렇게 사람이 많냐고 물으시는 거란다.

엘 리 스 : 글...쎄요. 여기가 유명하대요. -_-
통역아줌: (일본어로) 여기가 유명하대요 (라고 했겠지?)
일본아줌: (일본어로) 어쩌구저쩌구와그러는디?
엘 리 스 : .........?!
통역아줌: 이집에서 제일 맛있는게 뭐죠? ...라고 물으시네요.
엘 리 스 : (뭥미! 내가 묻고싶은건뒈~) 하하... 저도 처음이라 잘 몰라요.


우리 셋은 이렇게 오손도손; 알쏭한 대화를 나눴지.(알고보니 두 사람은 무려 일행도 아니었어.)

딱 봐도 난 외국인인데. 『일본아줌』은 왜 그걸 나한테 묻는 걸까?
일행도 아닌데 『통역아줌』은 왜 그 질문을 나한테 통역해준걸까?
같은 일본인이면 자기가 『일본아줌』의 질문에 답해주는게 더 자연스러운 게 아니었을까?
그 두사람은 일행이 아닌데 왜 외국인인 나한테 그걸 묻고 답변을 듣고 그렇게 대화를 나눈걸까?


왜? 왜??? 왜????

아, 다시 떠올리니 새삼 미스테리인걸. (진실은 저너머에..)




2009년 9월 4일 금요일, 오전 11:07:14

가게안은 매우 비좁아서 채 10개도 안되는 좌석밖에 없다.
서빙아줌마도 간신히 지나갈 통로- (아줌마 다이어트 하셔야 할듯;)


3명의 장인(!)이 쉴새없이 스시를 만드는데
가장 가운데 있던 이 아저씨가 넘버 원^^인듯 하다.
오른쪽이 넘버투, 왼쪽이 넘버쓰리-

우리는 운좋게 넘버 원~ 아저씨 당첨!!

가장 젊은 넘버쓰리 (사실은 넘버원인거 아냐? 순서대로.. ;;;)
표정이 없고- 무뚝뚝하다기 보단 약간 수줍어하는 성격이신 듯.
사실 이 사진 찍을때도 눈이 마주쳤는데 너무 어색하게 서둘러 고개를 돌리시던.
(혹시 실례가 될까봐, 미리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찍은거란 말야-)

나름 쇼맨쉽이 넘치고 잘생긴 넘버투 아저씨-
한국인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바쁜 와중에도 눈만 마주치면
한국어로 "어서오세요-날씨좋아요-반갑습니다-감사합니다" 를 무한 플레이하시던~ ㅎㅎ

생강절임인가? 맛보고는 손도 안댔던ㅠㅠ 락쿄는 없나요..?? (감히 묻지는 못하고...)

좀 걸쭉한 듯 하지만 진한 맛의 녹차. 맛있어라-
두번이나 리필! (의외로 스시는 좀 많이 간간해. 간장은 손도 안댐)

엘리스와 미자씨는 오마카세 세트(1세트=3,900엔)로 통일!
아침까지 먹고 왔는데 설마 그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은가?

훗! 아직 우릴 너어무 모르시는 말씀 


두구두구두구~ 이제부턴 사진감상해주세용!


* 이건 정말 이성과 식욕의 지독한 한판이었다-
본능적으로 젓가락이 먼저 갈때마다 매번 다시 내려놓고 카메라를 들어야만 했던... 눈물의 투혼!


엘리스에겐 너무 달았던 계란말이? 찜? 맛은 있지만 아무튼 -

별거없는 된장국이지만 감질맛나는 시원함-

사진으론 잘 표현이 안됐는데(뭐 늘 그렇지만;;) 스시 하나하나가 엄청 크고
재료의 신선함은 말할 것도 없고, 정말 너무너무 맛있다는거.(무려 아침을 먹고 갔는데도)
중간쯤 부턴 배가 불렀지만 그래도 멈출수 없었다-

이걸 다아 먹은거다- 남김없이!

하나하나 스시를 만들어 내놓을때마다 우리말로 재료명을 알려주고,

간장을 찍어먹어야 하는지 아닌지 서툰 한국으로 알려주는 건 정말 마음까지 배부르게 하는 것 같다.

이런 친절이 같이 테이블을 공유하고 먹었던 중국인-우리한국인-서양어디쯤 그리고 일본인까지
진심으로 "오이시~"를 외치게 했는지도.



 

완전 터질듯한 포만감을 안고 스시다이를 나왔을때는 대략 오전 11시 40분쯤.
정신없지만 유쾌한 분위기와 입안에서 녹는 맛에 너무 시간이 지체되버렸다!!! (좀 일찍 나왔으면 됐잖아!-_-)
서두르는 법이 거의 없는 유유자적 엘리스, 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
 
그녀는 (그 와중에 생수와 녹차를 사들고) 총총거리며 츠키지시죠를 빠져나왔다...

서둘러야해!!!

...